갑자기 모로코는 왜요?
조금 결론을 먼저 말해보자면, 이번 여행은 얼떨결에 따라간 여행이었어요. 2024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1월 말, SEAME 과정 중 2~3월 휴가 시즌에 맞춰 그리스 등 서유럽권을 벗어나 잠깐 여행을 갔다올 추상적인 계획만 세운 상태에서, 갑자기 “너 올거지? 오는 걸로 알고 예약할게” 느낌의 갑작스런 초대에 응하고 예약까지 마친 후에야 얼떨결에 생각보다 큰 여행에 휘말리게 되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계획짜기
처음 계획을 짤 때는 욕심을 좀 부린 괴상망측한 여행계획고문계획을 만들었어요. 같이 가는 사람들은 2월 5일 독일→모로코 아침 비행기를 통해 출국한 이후 9일 새벽 비행기로 다시 독일로 입국할 계획을 세웠었더라구요. 근데 그 때 제 머리속에 짧은 생각이 지나쳤어요. “기왕 아프리카까지 가는데.. 조금 더 즐기고 오는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무작정 가고 싶은 장소를 몰아넣은 여행이 계획되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사람이 소화할 수 있는 일정이 아님 
다른 멤버들의 계획은 사하라 사막 이후 Day 05의 새벽 비행기(4시 비행기)를 타고 베를린으로 돌아가는 거에요. (이 계획으로 몇명 꼬셔보려 했지만 너무 빡센 일정으로 인해 다들 거절 ㅋㅋ..) 사진에서 나타나듯 사하라 사막에서 돌아오는 8시간의 차량 이동을 끝낸 후 다음 날 아침 12시간 기차를 타고 바로 Chefchaouen(셰프샤우엔)으로 출발하고, 그날 저녁과 다음날을 관광한 뒤 Day 07에 버스를 타고 Tetouan(테토안), 여기서 택시를 타고 Ceuta(세우타), Ferry를 타고 Gibralter(지브롤터), 마지막으로 버스를 다시 타고 Málaga(말라가)…. 여기서 하루 숙박 후 비행기를 타고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오는 옵션이었어요.
물론 여행을 갔다면 이런 아름다운 풍경과 그 이상의 재밌는 경험들을 하고 돌아왔겠지만, 겨우 3일 추가하는 여행이라기엔 너무도 긴 이동 시간과 그에 비해 너무 짧은 도시 체류기간 때문에 결국 계획을 포기하게 되었답니다. 결국 그냥 마라케시에서 하루 더 숙박 후 그 다음날 Day 06 저녁 비행기를 타고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최종 일정이 결정되었어요. (폭포 방문은 이때 계획한 게 아니에요. 전날/당일날 뭐하지 하고 둘러보다 결정! ㅋㅋㅋ)
사진의 Merzouga Waterfall은 오류입니다! Ouzoud waterfall이 맞음!
스페인 남부와 북부 모로코의 이색적인 문화와 환경은 나중 여행에 아예 1~2주를 잡고 북부 모로코, 지브롤터, 그라나다, 포르투갈 등을 들리는 걸로…
본격적으로…!
0일차
0일차는 왜 있냐고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게 인지상정!
아침 8시 반 비행기라 몇시에 공항에 가야할 지 고민이 많았어요. 온라인 체크인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안되는 것 같기도 하고.. 비상으로 두시간은 일찍 가야할 것 같은데? 라는 생각과 함께 기차 앱(DB navigator)을 킨 순간 전날 가야겠다는 사실이 확정... 새벽 기차편은 딱 두개인데.. 12시 도착과 6시 반 도착(중앙역 기준)이에요. 근데 문제는 중앙역에서 공항까지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둘 다 좀 하기 애매해서, 베를린 어딘가에 있는 호스텔을 예약한 뒤 전날 낮에 베를린 동물원 구경 후 비행기를 타기로 결정했어요.
그래서 아래는 베를린 동물원에서 찍은 재밌는 사진들!
추가로.. 호스텔 예약할땐 위치를 잘 확인하세요..
Neohostel이라는 이상한 구석탱이의 호스텔을 예약했더니 시설은 감옥같고, 베를린 중앙에서 이동하는데는 1시간 반 가까이 걸리고, 다시 호스텔에서 공항까지는 가까워 보이는데도 연결된 이동편이 별로 없어서인지 1시간이 걸린다고 뜨는 이상한 곳이더라구요. 결국 택시 타고 이동 ㅋㅋㅋ